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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의 레지던스와 대안공간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다 알게된 생각다방 산책극장. 얘기만 들었을 뿐 정보가 많이 없었다. 우연히 파티 홍보포스터를 하나 보게되었다. 호기심이 생겼다. 어떤 곳일까? 그런데 여기... 아무리 찾아봐도 카페나 홈페이지 정보가 없다. ㅠㅠ 구글링을 통해서도 나오지 않는 곳;;; (네이버로 검색했다면 바로 알수 있었을텐데...) 하지만 한 참뒤에 포스터 구석에 쪼그맣게 적힌 블로그 주소를 발견!! 유레카~ 드디어 조사에 들어갔다.

저녁 9시가 넘은 시각 혹시나 해서 전화를 했다. "혹시 몇시까지 하시나요? 좀 늦을텐데 괜찮을까요? 네 오세요~" 옳다구나! 담당자가 12시까지 문을연다고 한다. 밤늦게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곳이 잘 없을 뿐더러 사진을 찍기에도 밤에는 좀 무리인지라 무조건 그냥 가보기로 했다.

남구청 뒷골목 담쟁이 넝쿨집... 혹시 저기? 골목을 따라 올라가니 대문에 뭔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집이 보인다.
생각다방이라고 조그만하게 돌간판이 세워져있다. 문을 열어보니 잠겨있다. 문앞에서 다시 전화를 했다. 오고싶다고 누구나 올 수는 없는 곳이란다. 주인이 문을 열어줘야지만 들어올 수 있는 신기한 다방.

럭키슈퍼 아가씨가 문을 열어주신다. 팔에 검정고양이 한마리가 안겨있다. 블로깅을 통해서 알게된 사전 지식이 있었던터라 금방 알아보았다. '저녀석이 폴이구나' (폴은 주인장들이 공간을 만들무렵 우연히 만난 길냥이이다. 도로에 위험하게 놓여있는 새끼 고양이를 데려와 약먹이고 키우게 되었다는데... 반려동물들을 버리는 이 시대에 참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일반 가정집 2층을 개조해서 만든 공간은 참으로 아늑했다. 2층 난간에 화분들이 줄지어 있고, 야외 테라스도 보인다. 내부엔 조각조각 천들이 붙어있는 천정과 재활용가구들을 이용해 만든 탁자와 책장 등등 뭔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미지였다.

커피를 좋아하는 이네씨와 맥주를 좋아하는 현정씨가 만든 합작공간. 영화를 좋아하는 공통점을 가진 두 사람은 나중에 영화를 제작해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마침 내가 간 날이 따끈따끈한 DVD를 상영하는 날이란다. 두사람이 공간을 만들게 된 아이디어를 준 '마쯔모토 하지메'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라는데 궁금했다. 그리고 이들은 어떤이야기를 가지고 있을까?

그의 활동을 다룬 인터뷰 내용이 있기에 링크걸어보았다.
마쯔모토 하지메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5070922425&code=900315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니 이해가 되었다. 생각다방 산책극장은 돈없이도 즐겁게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실험적인 공간이었구나...
"길에가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새옷을 입고 있잖아요. 이상해요. 외국에 나가면 다들 허름한 옷을 많이 입고 다니는데 우리나라만 유독 새것을 많이 찾는 것 같아요."
모두가 새것을 좋아하고 소비를 강조하는 시대. 주위에 버려지는 물건들이 얼마나 많은가?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아나바다 운동도 한 때 일 뿐 우리집에도 안쓰고 버리는 그리고 필요없이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는 물건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활용되고 쓰임이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를 더 가치있게 하는 일이 아닐까?

이들은 공간을 꾸밀 때도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았다. 재활용품점을 이용했고, 길에 버려져있는 가구를 활용했다. 손바느질을 좋아해 모아두었던 천조각들을 현정씨가 생각다방산책극장에 많이 비워냈다. 요즘도 계속 모으기보단 비워내는 연습을 하는 중이란다. 그녀는 공간을 정리하고 꾸미는데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었다. 요즘 이슈인 정리컨설턴트의 느낌이랄까?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배가고파 라면을 끓여먹고, 수다를 떨고, 공감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꺼내는 과정은 새벽녘까지 이루어졌다. 인터뷰라기보단 이미 그 속에 동화되어 나도 한 부분이 되어있었다.

영국에서 공부한 이네씨와 일본에서 공부하고온 현정씨가 각자 과외(?)도 한단다.
그들에게 배움은 무엇일까? 뭔가 자격증을 따지 않아도 내가 필요한 걸 배우고 잘 쓸 수 있으면 되는 거란다.
실제로 포스터며 공간디자인이며 고민하지않고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걸 보니 대단해보였다. 뭐든 겁먹지말고 시작하자.
머뭇거리지말고 오늘 바로 즐거운 생각다방 산책극장에 들러보시길~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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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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