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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2.03.08 공간초록 : 비어 있으되, 언제나 가득 차 있는 공간!
부산교육대학교 앞 사잇골목을 따라 내려가면 이름도 싱그러운 공간초록이 자리잡고 있다. 주인도 없고 관리하는 사람도 없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빈 공간이다. 이 곳은 2006년 여름 뜨거운 땡볕아래 천성산 도롱뇽 소송으로 잘 알려진 지율스님과 뜻을 함께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구슬땀을 흘려가며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들었다. 100일이 넘는 단식으로 기력이 쇠해진 여승이 삭막한 도시에 생태와 문화가 어울어진 공간을 꿈꾸며 공사에 동참한 결과였다. 
 이윽고 공간초록이 문을 열자, 다양한 작은 모임의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박한 꿈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연대하며 지금도 정기적으로 초록강연회, 초록영화제, 독서모임(산책), 연구모임(비상), 초록음악회 등을 열고 있다.

연두방, 풀잎방, 녹두방으로 이름붙여진 3개의 초록방은 인터넷을 통해 예약해 원하는 시간에 쓸 수 있다. 홈페이지(http://spacechorok.com )에 일정을 공유하여 서로 겹치지 않도록 배려 하였지만, 혹여 불쑥 가더라도 거실은 언제나 비어있으니 부담갖지 않아도 된다. 다만 초록대문을 열고 들어올 때엔 꼭 알아두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대문이 미닫이문이라는 것. 간혹 힘주어 열려고 하다 당황하는 분들이 있으니 꼭 염두해두길 바란다. 아담하게 잘 가꾸어진 정원에는 감나무 포도나무 야생화를 지나 툇마루에서 땀을 식힌 다음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면 거실 한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재래식 난로가 반긴다. 선풍기와 온열기까지 비치되어 있으니 실제 가정집과 다름이 없다. 한쪽에는 책이 가지런히 놓여있고, 부엌에선 음식도 해먹을 수 있다. 가끔씩 잘 곳을 정해지 못한 여행객들이 이용하기도 한다. 그들은 무료로 이용하는 대신 숙박비와 간식비를 아껴 공간초록의 후원계좌(농협 910-12-256738, 최성희)로 보내준다. 이렇게 보내온 후원금은 전기세, 수도세 등 살림살이를 운영하는데 투명하게 쓰이고 그 내역은 홈페이지를 통해 공유된다. 아무도 돌보지 않아도 깨끗하게 유지되는 비결은 이렇게 신뢰에서 비롯된 것이다. 출입문 곳곳에 붙어있는 안내문들에는 주의점이나 사용방법과 뒷사람을 위해 정리정돈하는 순서들이 자세하게 적혀있다. 눈길 닿는 곳마다 도심속의 생태공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들이 보이니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

"거대한 홍보와 성과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소박하고 은은한 문화로 이 도시를 촉촉히 적시기를 바란다"는 지율스님의 말씀처럼 초록의 공명을 바라는 이 공간으로 문화를 사랑하는 푸른 생명체들이 가득 밀려들어오길 바란다. 

덧붙이는 말 ; 

- 우물터 : 100년이 지난 '우물터(일명 황새알우물)'가 근처에 남아있어요. 아직 물이 한번도 마른적이 없는 우물을 찾아보세요.   

- 무아차방 : 차와 식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분위기 있는 전통다원, 차보급에 힘쓰시는 사장님의 고집스런 차사랑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차방에서 맛보는 가정식 연잎밥과 함박스테이크는 이집의 별미랍니다. 교대역(지하철 1호선) 3번 출구로 나와 70m 직진(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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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피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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